회고를 쓸 때마다 고민한다.
이게 성장 기록인지, 변명인지.
2025년 회고는 변명이 되지 않게 쓰려고 한다.
잘한 일을 나열하기보다는,
왜 계속 실패했는지를 정리하는 쪽에 가깝다.
다만 그 분석에 앞서,
2025년에 무엇을 했는지부터 차분히 정리해보려 한다.
2025년에 한 것들
2025년에는 기본기를 증명할 수 있는 결과물을 만들고자 했다.
단기간의 성과보다는, 꾸준히 쌓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한 한 해였다.
1. 자격증
정보처리기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작년 회고를 작성한 직후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준비했다.
2025년 1회차 실기 시험에 응시했지만,
당시 유난히 높은 난이도와 낮은 합격률로 아쉽게 불합격했다.
바로 다음 회차에 다시 도전했지만 프로젝트를 병행하느라 충분한 공부 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전에 집중적으로 정리해 두었던 개념들이
시험을 치르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결과적으로 이전에 쌓아둔 준비가 다음 시험에서도 버텨주었고,
미뤄두었던 과제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 경험을 통해
단기간의 몰입보다 기본기를 꾸준히 쌓아두는 것이 결국 가장 안정적인 준비 방식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2. 1일 1커밋
1년 동안 1일 1커밋을 실천했다.
물론 중간중간 부득이하게 커밋을 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
그럼에도 매일 커밋을 의식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코딩테스트를 풀고,
깃허브에 들어가 무언가를 하는 루틴이 만들어졌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의 깃허브 잔디를 보며 대단하다고만 느꼈다면,
지금은 스스로의 기록을 통해 개발과 완전히 단절되지 않는 리듬을 유지하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형식적인 커밋이 되지 않도록 이 루틴은 앞으로도
개발 감각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다.
3. 부트캠프
현대오토에버 모빌리티 SW 스쿨 웹·앱 과정을 이수했다.
이 교육을 통해 성장했느냐고 묻는다면
대답은 “성장했다”이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었고, 내가 기대했던 방향과 다른 지점도 있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기술 스펙트럼이 넓어졌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하나의 직무나 기술에 갇혀 있기보다는,
문제를 중심으로 기술을 선택하고 조합하는 시각을 갖게 된 점이 가장 큰 변화였다.
그 결과 백엔드, 프론트엔드,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두려움 없이 도전할 수 있게 되었고,
필요하다면 직무 전환 역시 현실적인 선택지로 받아들일 수 있게 됐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포트폴리오를 웹사이트 형태로 직접 제작했고,
현재는 개인 프로젝트로 풀스택 구조의 서비스를 직접 설계하고 개발 중이다.
단순히 기술을 많이 아는 개발자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선택을 할 수 있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체감한 경험이었다.
4. 취업 준비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이력서를 작성하고 자기소개서를 쓰며 지원했다.
하지만 결과는 대부분 서류 탈락이거나, 서류조차 열람하지 않았다.
지금 돌아보면 단순히 운이 없었다고 말하기에는 분명한 이유들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에는 내가 무엇을 해왔는지는 적혀 있었지만,
그래서 이 지원자가 우리 팀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는 충분히 전달되지 못했다.
유일하게 서류를 통과한 곳은 IT 대기업이었지만,
그 이후 진행된 코딩테스트에서는 탈락했다.
이 경험을 통해 서류와 코딩테스트가 전혀 다른 기준으로 평가된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체감했다.
서류는 '경험의 정리'가, 코딩테스트는 '문제 해결 능력의 밀도'가 요구되는데
두 영역 모두에서 아직 부족한 지점이 남아 있었다.
동시에 이 과정을 통해 막연히 지원 수를 늘리는 것보다,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준비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취업 준비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이 아니라, 실패 원인을 축적하고 수정해 나가는 과정으로 바라보게 됐다.
2024년 회고에서 세웠던 계획 돌아보기
작년 회고에서는 코딩테스트 준비, 자격증 취득, 그리고 취업을 위한 포트폴리오 정리를
2025년의 주요 목표로 적어두었다.
1년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그 계획들은 말로만 남아 있지는 않았다.
코딩테스트는 1일 1문제 풀이를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왔고,
자격증 역시 우여곡절 끝에 목표로 했던 결과를 만들어냈다.
취업 준비 과정에서는
포트폴리오를 웹사이트 형태로 정리했고, 기존 프로젝트를 개선하며 최신 기술을 습득하고
안드로이드뿐만 아니라 iOS, 프론트엔드, 백엔드까지 직접 다뤄보는 경험으로 확장되었다.
계획했던 것들을 어느 정도 실행해냈다는 점에서는
분명 의미 있는 한 해였다.
다만 이 모든 노력이 취업이라는 결과로 바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래서 이제 남는 질문은 하나다.
이 정도로 했는데도, 왜 여전히 취업이 되지 않았는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아래에서는 KPT 회고 방식으로
2025년을 다시 정리해보려 한다.
KPT - 2026년 계획
# Keep
2025년 동안 가장 잘 유지한 것은 꾸준함이었다.
1일 1커밋과 1일 1코딩테스트 문제 풀이를 큰 틀에서 계속 이어왔다.
물론 모든 날을 완벽하게 지킨 것은 아니지만,
매일 코드를 작성하고 문제를 마주하는 루틴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이 습관 덕분에 개발과 완전히 멀어지는 시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었다.
또한 개인 프로젝트를 중단하지 않고 이어온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더라도,
혼자서 기획하고 설계한 서비스를 끝까지 만들어가고 있다는 사실은
앞으로도 계속 가져가야 할 방향이라고 판단한다.
이러한 루틴과 태도는
취업 여부와 관계없이 개발자로서 유지해야 할 기본값이라고 생각하며,
2026년에도 그대로 가져갈 계획이다.
# Problem
가장 큰 문제는 준비의 방향이었다.
코딩테스트의 경우, 문제 수를 늘리는 데에만 집중했고
출제 의도와 시간 제한을 고려한 풀이 연습은 충분하지 않았다.
문제를 푸는 데에는 익숙해졌지만, 제한된 시간 안에서 안정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했다.
또 하나의 명확한 문제는 영어 준비의 부재였다.
이력서를 작성할 때마다 영어 관련 항목을 비워두게 되었고,
영어 자격증이 필수 조건인 기업에는 애초에 지원조차 하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단순히 “아직 부족하다”는 수준이 아니라,
취업 기회를 구조적으로 제한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느꼈다.
# Try
2026년을 준비하며, 이제는 방향을 명확히 바꾸려 한다.
코딩테스트는 단순 문제 풀이가 아니라, 실전 시뮬레이션 방식으로 연습할 계획이다.
시간 제한을 두고 문제를 풀고, 풀이 과정을 말로 설명하는 연습까지 포함해
실제 시험 상황에 최대한 가깝게 준비하려 한다.
영어 역시 더 이상 뒤로 미루지 않는다.
영어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준비를 시작해, 지원 자체가 막히는 상황부터 없애려 한다.
마지막으로 이력서와 포트폴리오는 경험 나열이 아니라,
채용 기준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전면 재정비할 계획이다.
이 사람이 어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기여할 수 있는지를 보다 명확하게 전달하는 데에 집중하려 한다.
마치며
2025년은 분명 작년보다 더 많이 움직인 해였다.
하지만 노력의 양이 방향의 정확성을 보장해주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이 시간을 허투루 보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실패의 원인을 말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고,
다음에 무엇을 바꿔야 할지도 이전보다 분명해졌다.
2026년은 다시 준비하는 해가 아니라,
이번엔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 해라고 생각한다.
더 이상 막연한 기대에 의존하지 않으려 한다.
할 수 있는 것과 부족한 것을 냉정하게 구분하고,
부족한 부분은 핑계 없이 채워나갈 생각이다.
이 글이 1년 뒤의 나에게 변명이 아니라 증거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혹시 이 글을 읽는 사람이 비슷한 상황에 있다면,
지금의 노력이 바로 결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스스로를 완전히 부정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나 역시 아직 증명하지 못했지만,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만큼은
계속 기록해 나가려 한다.